과거 40년의 시간은 길고, 앞으로 10년의 시간은 짧다.
2024년 11월 14일 아버지의 치매 판정에 대한 이야기를 동생에게서 들었다. 아직 완전한건 아닌거 같지만, 그래도 치매 초기판정은 받았었고, 늦추는 약을 처방 받은 후 경과를 보는 정도가 될 것 같다.
저녁 먹다가 갑자기 눈물이 났는데, 다른 이유보다도 앞으로 어떻게 하지? 에 대한 생각이 컸던거 같다. 물론 어머니가 가장 막막하시겠지만.
나는 "앞으로 효도해야지", "잘되고 나면 효도해야지" 이런 것에 대해 후회 하는 미디어를 많이 보면서 자랐기에, 평소에 잘해 드리자의 생각이 강하고, 또 과거 아버지와 꽤 오랫동안 술친구를 하면서 지내기도 했다. 2011년 사업을 시작하면서부터는 아버지와 술친구가 되었던거 같다. 현재는 치매 증상이 있으셔서 술을 끊으시는 바람에 함께 하지 못하고 있지만, 결혼 후에도 꽤 오랫동안 함께 술을 마셨기에 10년은 함께 한 것 같다.
그런 아버지가 아직은 좀 덜하시긴 하지만, 점점 치매때문에 기억을 잃어가실 것을 생각하니 마음 한구석이 답답했다.
이제 70대에 접어 드셨고, 나 또한 40대 초반이다. 함께 한 과거 시간 40년의 시간은 꽤나 길었으나, 어렷을때 그리고 청소년기를 거쳐서 20대의 나는 나를 중심으로 세상을 바라보았다. 사실 20대 후반까지, 거의 30년에 가까운 시간동안 가족은 나에게 우선순위가 아니었다. (잘 모르는 나이이기도 했으니, 어쩔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나마 20대 후반, 30대에 접어들면서 철이 들었다고 보긴 어렵지만, 같이 시간 보내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했고, 그 시간이 지금 40대에 이르기까지 10년 밖에 되지 않는다. 그런데, 부모님의 시간은 그보다 더 빠르게 흐르는거 같다. 앞으로 10년 동안 점점 더 건강과 정신적으로 약해지시는 부모님과 지금과 같은 시간을 보내기에 10년의 시간은 너무 짧다.